인연은 물드는 일이다.
사람을 만난다는 일은 물드는 일이다.
거리가 가까울수록 더 상대방에게 진하게 물드는 일인 듯하다. 원하든 원치 않든.
그렇기에 연인은 더 빨리 진하게 물드는 일이다.
나는 가끔 그렇게 말했다.
' 나는 내가 무채색이라고 생각해 아마 회색? 근데 xx이(가) 내 인생에 들어와서 내 인생이 다채로워졌어. xx이(가)는 내 세상을 여러 가지 색으로 칠해주는 사람이야 '
나는 그렇게 빨리 너의 색으로 물들고 싶어했다.
그러나
내 회색은 생각보다 진했고, 너는 그것 때문에 힘들었나 보다. 나와 같은 색이었으면 좋겠다 했다.
나는 너의 색을 열심히 물들였지만 늦었던거 같다.
손빨래를 해본적이 있나? 셔츠, 바지, 티, 양말 하나를 빠는 일에도 땀이 흥건하다.
깨끗하게 빨려면 땀으로 흠뻑 젖는다. 비비고, 때리고, 헹굼 당한 옷은 조금 상하기도 한다.
너의 색이 진했던 탓일까 내가 회색이었던 탓일까 너는 이미 다른 색으로 물들고 있는데...
나는 아직도 빨래 중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힘든 빨래를 계속하고 있다....
색이 잘 안빠지더라.
이 얼룩은 안 지워질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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